2013년 12월 10일 화요일

단풍잎새 군무

꿈의 얼굴들이
그렇게 추락하고 있었다
노랑 빨강 갈항
채색구름 얼굴 복면을 벗으며
똑같은 높이로 내려오고 있었다
바닥을 두께로 쌓고 있었다
얼어붙은 지표면을 덮어씌울
따뜻한 몽상의 치마자락을 펼치며
가을 하늘을 몽땅 품고 지내던
동북아 너른 가슴을 터뜨려
울분 찢어 날리는 단풍잎새
노랑 빨강 갈항
채색 나비떼 한 해 우수를 우수수 떨치며
허공을 휘몰아치고 있었다
휘몰이 중모리 중중몰이
자진몰이 추임새에
숲 속 빈터는 점점 커져나고
폭포처럼 폭설처럼
온몸 후두둑 떨어지는 기쁨
물결치듯 나래치듯
서로 손짓하여 부르며
내일없는 구덩이 속으로
함몰하고 있었다
그 사이 붉은 용이 꿈틀거리며
가을숲을 지나
얼음빛 개울 쪽으로 사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