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1일 토요일

★생과 삶을 굽는다

오랜만에 길을 나서니
늦여름은 거리에 나와
아직 미련을 떨고
여기 저기 돌아 다니는데

도심 속 길 한 모퉁이
삶을 굽는 할아버지
찰 옥수수 봉지 수북하게
생을 파는데

깊은 주름 사이로
늦여름이 기어 들어 가
맺혀 있다.

늘 그 자리에
계절을 굽는 할아버지

가을과 겨울엔
군밤과 오징어를
봄에는
가래떡을 굽는다.

오늘도
할아버지는 살려고
생과 삶을 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