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7일 금요일

야화(夜花)


오후 일곱 시
핑크미용실에 꽃이 핀다
의문부호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
솜씨 좋은 마술사에게 맡겨 둔 채
핑크빛 꿈을 꾸는 그녀들, 정작
눈빛은 허공을 향하여
무수한 부호 던지고 있다
꽈배기 꼬이듯 엉킨 생에 마술이라도 걸리길
희망하는 것일까? 구부러진 머리카락에
주문을 건다
매직 퍼머
매직 스트레이트
매직 컬러링
마술에 걸린 그녀들, 하나 둘
검정 세단 속으로 빨려들면
관광특구 해운대에
허가받지 못한 생의 질주,
화려한 네온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