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5일 목요일

그리운 꽃편지 -김용택-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지기 전에 올수 없다면
고개 들어 다시 먼산 보셔요.
꽃 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
소식 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