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매미야
몇 년을 땅 속에 머물면서 살다가
한 여름 흙을 헤집고 나왔지
당장 먹을 게 필요했어
온 힘을 다해 나무에 기어 올랐지
나무의 수액을 빨아 먹기 위해서지
허겁지겁 먹어댔더니 배가 부른 거야
그런데,
어떤 여자매미가 가까이 걸어 오는 거야
나는 그 여자 매미를 보는 순간
가슴이 멎는 줄 알았지
너무 예뻐서 말이야
내 친구들이 여럿이 있는데
대부분 여자매미는
울지 못하는 벙어리 매미거든
나는 그 틈을 타서
그 애를 유혹하고 싶었어
맴 뱀 맴 가까이 오라고 했지
그 여자 매미도 좋다고 미소 짓더니 오더군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아
맴 맴 맴 소리쳤지
내 여자친구 생겼으니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한 거지
난 그 여자 매미를 사랑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