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1일 토요일

소래 포구에서

생이 무척 궁금하거든
소래 포구로 가 볼 일이다
새벽이 오기도 전에
물 아래 있다 끌려 나온 物들이
어항 밖으로 펄떡 뛰어 오른다
물 들어오기 전의 삶이란
무릎 빠지고 허리 잠기는
갯벌뿐이라고
살과 뼈 부서지는
협궤의 다리를 지나야 하는 것이라고
층계를 밟고 바닥까지 내려가면
심해의 해저에서
누구는 키조개가 삼킨
바다를 팔고
누구는 대하가 움켜잡았던
바다를 사고
나는 지느러미에 채인
전어의 바다를 뼈째 먹고 있다
모반을 꿈꾸다 발각되어
참수형에 처한 것일까
내장 긁어내고
목 잘려나간 생이
죽지도 않고 여태 꿈틀거린다
눈 시퍼렇게 떠서
물같이 흐르는 생을 노려보고 있다
소래 포구를 걷다 보면 알것 같다
코로 입으로 살아가는 것들이란
물 바깥의 나와 같이
한 철 지나간 목숨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