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0일 수요일

그대를 떠나 오던 날

그대를 떠나 오던 날

/架 痕 김철현
나 그대를 두고 돌아설 때
눈물 보이지 않으리라 했는데
차마 떨리는 두 손이 가슴을
후벼와 아리게 하더이다.

이리 떠나는 이야 무정히도 살겠지만
그리 남은 그대의 안쓰러운 정에
내내 굳힌 마음 흐물거리고
살천스러운 맘은 허물처럼 벗어지더이다.

본디가 모질지 못하여 제풀에 꺾어지는
억새 같은 성정에 가슴 동여매고 슬피울 줄
알면서도 정작 그대 두고 돌아서야 할 땐
억장이 무너지더이다.

그대 사는 곳에 봄볕 들어 따사롭고
여전한 새 소리 아름답게 울리거든
그때도 그대 혼자인듯하거든 염치 둘러업고
나 그대에게 돌아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