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4일 일요일

사랑이 그리는 풍경

여기는 구로역이다
어디쯤에서 전철을 탔는지
나란히 앉은 중년 부부가
서로 손을 어루만지며 속삭인다
손금에 대하여, 언약에 대하여
들려오는 나지막한 소리는
어둠이 깔린 차창에 어리어
정겨운 풍경이 된다

알아 들을 수 없는 두 사람만의 부호가
숨은그림찾기 하는 것에 놀라는 것이 아니다
서로 향해 잠시도 떼지 않는
검은 눈동자, 눈웃음, 눈빛에
숨이 막혀 오는 것이다
지금, 그들은 어느 역을 지나고 있을까
종착지에 닿으려면 더 많은 역을 지나야 할텐데
황하의 모래알 수보다 더 많은 중생들 중에
저 두 사람, 인연이 닿았구나
선한 사랑이 닿은 것에 놀라는 것이다

황금빛 물들어 서쪽 하늘 열리고
선남선녀라 하니 저리 고울 수 있을까
어린 사슴의 눈물방울이라 저리 애잔할 수 있을까
눈빛이 곱다, 가슴이 곱다, 사랑이 곱다
연꽃이 호수 가득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