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지-
만남에 있어 헤어짐을 걱정하듯이 어리석은 일은 없지만.
아무리 눈물겹도록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도
하다 못해 죽음으로라도 결말은 이별이기에
나 진실로 그대가 나의 곁에 있어 주기를 원할 때
그대 꼭 멀어져야 한다면 소유만은 사랑이 아니기에
나는 그대의 행복을 바라며 멀어지려 합니다.
가끔씩은 그대 그리움에 눈물 아니 감추고,
멍하니 하늘을 원망하고,
또 다른 이와의 만남에 있어서도
두려움으로 쉬이 다가서지 못하는 모습.
그 모습을 가지며 이 세상을 살아간다 해도
그대 어디선가 행복한 모습으로 미소지으리란 상상만으로
나도 미소짓고,
그래도 풀지 못할 사랑이라면,
못 다한 사랑 눈물로 그려 가슴으로 부르렵니다.
나 한순간의 아픔에 그대를 잡으려는 것은 진정 아니기에
이처럼 애가 타지만,
이미 저 멀리 스쳐버린 당신의 모습 붙잡으려 해봐야
남는 것은 나 자신의 초라함과 가슴속에 커지는 아픔뿐인 것을,
지금은 울어버리겠습니다.
단 한순간이라도 그대를 사랑했다 해도 아픔은 커다란 것.
이미 가득 찬 그대의 모습이지만,
훗날 그대와 나의 타인 된 미소를 위해
지금은 울어버리겠습니다.
생에 있어 단 한사람만을 나를 다해 사랑하고 싶었는데
그것 역시 남들이 말하는 나르시즘일 뿐이었고,
모든 사람 앞에 대범할 수는 있어도
단 한사람 앞에서는 대범할 수 없는 내 모습.
그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나의 모습이
눈물이 나도록 밉습니다.
진실로 원하는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
나 그대를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지만,
지금 나에게 바른 용기는
아무리 아파도 잊어야 하는 용기뿐,
그대를 더 원한다 해도
우린 아파해야 할 날들이
사랑할 수 있는 날보다 많아질 것 같습니다.
어찌하여 내겐 이다지도 시린 가슴으로 사랑 아닌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지
해맑은 미소로 선뜻 대답을 내리지 못하고,
손 마디마디가 시려 아픔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음에
여윈 가슴이나마 그대를 포옹하려 하지만
이별도 사랑의 과정임을 알기에
차가운 나의 체온에 그대 마저 눈물지을까 두렵습니다.
가끔씩은 노을 물든 하늘을 보며
추억 모퉁이로 떠오는 그대의 모습.
제발 영원히 아름답고, 소중했던 모습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고,
우리에게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은 까닭에
이 젊음 가슴 에이는 아픔을 아픈 심장으로 소화하고
이 기억의 아픔이 조금은 사그라져
지난날의 조그만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때쯤
더 성숙되고,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영원히 행복할 수 있고, 축복 받을 수 있는
진정한 동반자를 만나게 되기를
작은 마음 모아 기도하겠습니다.
혼자만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까닭에
아무리 아니고 싶은 일도
울음을 삼키며 행해야 할 때도 있고,
자신의 아픔이며, 고통.
결국은 남이 아닌 자신이 풀어야 할 것들이기에
스스로의 아픔을 성숙으로 인정해야 하며,
나 아닌 남으로 인해 생이 바뀌어 나갈 때마다 흥분한다면
인생은 온통 흥분만으로 가득 찰 것 같기에
울음으로 헤어진 만남일지라도
그 언제 우연으로라도 마주선다면
그나마 작은 미소를 건넬 수 있는 여유를 배우렵니다.
아! 이젠 그대와 나.
모진 얼굴로 서로를 외면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아픔에 가슴을 치며 울어야 할 모습을 나 가지겠지만,
후회만은 않으렵니다.
후회 속의 모습으로는
가슴속으로 멍울 지는 지울 수 없는 아픔만이 남는것.
그것은 사랑은 아니기에......
다만 진정으로 사랑했습니다.
그럼, 사랑 한이여.
소망 다해 사랑 한이여.
안녕히 가십시오.
-------------------------------------- copyright 한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