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잠시 품속에 담아 둘 뿐이다.
고요한 바다는 내게 말을 건넨다.
슬픈 얼굴엔 언제나 파도가 일렁인다고.
그 파도가 가슴 깊숙히 파고 들때면
바다는 슬퍼진다고......
바다는 태양에 녹지 않는다.
잠시 품속에 안을 뿐이다.
숨죽여 오는 바다에 일출이 드리운다.
새벽의 여명은 태양에 가려져
잠시 길을 잃고 태양 저편으로
도망치듯 사라진다.
바다에서 오는 모든 것들과
바다에서 사라지는 모든 것들에
미련을 두지말아야지 하면서도
그렇게 또 바다는 안으려 길을 나선다.
바다는 눈물에 젖지않는다.
잠시 그 눈물을 포옹하며
바다는 늘 그자리 그곁에 있다.
바다는 나에게 손짓하며 속삭인다.
먼훗날 진정 그대를 위해 모든것을 바치리라고
어쩌면 거짓부렁일지도....
바다는 거침없이 나를 할퀴어간다.
나를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나를 거침없이 윤간하며 일몰속으로 사라진다.
바다는 거기에 있는데....
난 내안에 그대로 있다.
바다는 나를 위해 존재 한다지만
난 바다가 아닌 다른 그무언가에
혼을 빼앗겨 이렇듯 철저한 공허속에서 살아간다.
바다는 거기에 있는데
난 보이지 않는다...
파도의 전율에 나는 바다를 마셔버린다.
또 그렇게 바다 한 가운데
나를 버려두고 바다는 그렇게 고요히
아무말도 없이 달빛에 취기를 드리운다.
바다는 나를 안으려하는데
난 바다를 안을 수가 없다.
바다는 거기에 있는데
난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