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3일 토요일

용기 없는 자의 선택---

오늘은 차가운 사이다가 마시고 싶어
동네 슈퍼를 향해 서늘한 밤공기 속을 반팔차림으로 걸어보았습니다.
차갑다기보다 시원하게 느껴지는 밤공기 속을 거닐며 무심코
어제까지는 용기낼 수 없었던 이런 차림의 내가 재밌어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문득 우스운 생각을 하나 더 하였습니다.
어쩌면 내가 지금껏 그대 하나만을 알고 살아온 날들이
잃어버린 그대를 아직껏 사랑함이 아니라..
내게 여운처럼 남겨진 그대의 사랑과 지겹도록 짙게 배인 그대의 향기.
그리고 끈질기게도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그대와의 짧았던 추억들 속에서 벗어날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고..
또다른 사랑을 만나기가 아니 또다른 이별을 대할까 봐
그것이 두려운 것이 아닌가 하고..

바보처럼 ,마치 미친 사람처럼
밤거리에 혼자 큰소리로 웃어댔습니다.
그 동안 모른 척 해왔던 자신의 소심함을 알아챈 반팔차림의 한 사내가
눈물을 감추기 위해 미친 척하고 운다는 걸..
행인들이 뻔히 알아챔에도 불구하고.
슈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 웃음은 멈췄지만
제 손에 들려진 맥주병들이 또다시 날 비참하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