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5일 화요일

야 우 (夜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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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맞으러 가는 길목에서
갈대들의 속삭임만큼이나 많은
흔적들이 추억이 되어 스쳐가고
지나간 시간의 편린들이
비가 되어 내립니다

양철 지붕 위에 얹혀있는
노란 낙엽 몇 장도 집안을
가득 채운 옅은 커피향도
어둠을 틈타 내리는 비의 그,
쓸쓸함마저 지우지는 못하나 봅니다

이렇게 밤비가 내리는 날이면
매번 가슴을 할퀴는 것 같은 아픔은
미소로 슬픔을 숨기다 끝내
눈을 통해서는 속울음을 드러내고 마는
당신 때문입니다

어둔 방에 벽을 더듬어 불을
켜기도 했지만 밤비에 젖은
당신의 가슴을 위해 불을 켜지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내 가슴마저
밤비가 되어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