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7일 목요일

젖은 그리움

명치끝에 흥건히 고인 울음을
속절없이 토해내고 있는 밤
진한 커피향 속으로
그리움의 날들을 밀어넣고 있습니다

마셔도 마셔도
지워질 줄 모르는 임의 환영
안개비에 젖은 가난한 내 영혼에
또다시
한 계절을 접어 놓습니다

언제쯤이면
습곡(濕曲) 풀섶에 뿌려놓은
나의 서러운 시어들을
초연한 모습으로 주워 담을 수 있을런지

별도 달도 없는 밤하늘 어디쯤에
화영(花影)으로 남겨질 그대의 흔적들을
더러는 더러는
잊었다 할 날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