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9일 토요일

게시판 - 서동균


게시판 / 서동균
철망 쳐진 게시판에
얼굴 없는 살인자 수배지가
밤새 나붙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총총걸음이 멈추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살인자가 갇힌 게시판은
또 한참을 기다려야
그나마 지루함을 덜 수 있을 게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눈을 마주치며
약간의 미소를 지을 수 있으니

시집 <신림동에선>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