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4일 목요일

문삼석의 ´그냥´ 외


<엄마 동시 모음> 문삼석의 ´그냥´ 외

+ 그냥

엄만
내가 왜 좋아?

-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그냥
(문삼석·아동문학가, 1941-)
+ 엄마하고

엄마하고 길을 가면
나는
키가 더 커진다.

엄마하고 얘길 하면
나는
말이 술술 나온다.

그리고 엄마하고 자면
나는
자면서도 엄마를 꿈에 보게 된다.

참말이야, 엄마는
내가
자면서도 빙그레
웃는다고 하셨어.
(박목월·시인, 1916-1978)
+ 느낌

˝엄마_˝
하고
부르면

응석 부리고 싶고

˝어머니_˝
하고
부르면

업어드리고 싶다
(김완기·아동문학가)
+ 엄마 품

엄마를 안으면
시간이 저절로 사라진다

따스한 엄마 품에 안겨
웃는 나를 보고

시간이
허둥대다가
저절로 사라진다

시간도 엄마가 있었으면
내 마음을 알 텐데……
(황명희·아동문학가)
+ 엄마의 품

새들이 그렇게 많이 날아도
구름이 그렇게 멀리 떠가도
그런 것은 다 하늘 안에 있는 것같이
이 세상에 어머니보다 큰 것은 없지

사랑도 미움도 그 안에 담기는
자랑도 허물도 그 안에 묻히는
어머니보다 큰 것은 없지

사랑도 미움도 그 안에 담기는
자랑도 허물도 그 안에 묻히는
높다가 높다가 끝간 델 몰라
파랗기만 한 파랗기만 한
저 하늘 같은 엄마의 품
(이주홍·아동문학가, 1906-1987)
+ 엄마 손끝에서

엄마 손끝에서
봄꽃이 피어난다
할미꽃
바람꽃

엄마 손끝에서
푸성귀도 잘도 큰다
상치, 쑥갓
부추, 시금치

엄마 손끝에서

누가 쏘옥쏘옥 자라지?



이 땅의 어린이들
(김재용·아동문학가, 전남 목포 출생)
+ 어머니의 눈물

회초리를 들었지만 차마
못 때리신다.
아픈 매보다 더 무서운
무서운 목소리보다 더 무서운
어머니의 눈물이 손등에
떨어진다.
어머니의 굵은 눈물에 내가
젖는다.
(정두리·아동문학가, 1947-)
+ 엄마

엄마가 집에 있으면
즐거워요, 즐거워요.
엄마는 엄마 방에
나는 내 방에
따로따로 있어도
좋아요, 좋아요.

엄마가 집에 없으면
쓸쓸해요, 쓸쓸해요.
엄마가 엄마가
보고 싶어서
빈 방 엄마 방을
자꾸 열어 보지요.
(어효선·아동문학가, 1925-2004)
+ 종종 걸음

종종걸음 치고 가다
우뚝 서는 건,

저잣길에서 꼭
엄마 닮은 이
보았기 때문.

우뚝 서서 가만히
생각하는 건
˝울엄마가 저만큼 늙었을라고?˝

집으로 오는 길엔
종종 걸음
절로 난다.
(이종택·아동문학가)
+ 우리들의 기도

아빠의 어머니는
날마다 날마다
하느님께 기도하지요
우리들이 바위처럼 살 수 있도록

엄마의 어머니는
날마다 날마다
부처님께 기도하지요
우리들이 꽃처럼 살 수 있도록

우리들은
일주일마다
할머니 댁에 가지요
할머니는
그게 바로
우리들의 기도래요.
(서금복·아동문학가)
+ 엄마의 지갑에는

항상 두둑한 엄마 지갑
만날 돈 없다는 건 다 거짓말 같아.

엄마는 두꺼운 지갑을 열어 보며
혼자서 방긋 웃기도 하지

돈이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
나는 몹시 궁금해서 살짝 열어봤지

에계계
달랑 천 원짜리 두 장뿐이었어

대신 그 속에 어릴 적 내 사진이
활짝 웃고 있지 뭐야

거기에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랑 누나 사진까지 들어 있지 뭐야
(박예분·아동문학가, 1964-)
+ 기다림

따뜻한 봄날
어머니랑 꽃밭에 분꽃 씨앗을 심었다.
나는 다섯 밤을 기다리지 못하고
덮어두었던 흙을 살며시
걷어 보았다.
그러나 싹은 한 군데도
올라오지 않았다.

씨앗을 믿고 싹이 나도록
천천히 기다려 주어야지.
서로 믿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다시
흙을 덮었다.
믿고 기다리지 못한
부끄러운 내 마음도
함께 덮었다.
(서정홍·아동문학가, 1958-)
+ 어머니

사랑스런 것은
모두 모아
책가방에 싸 주시고,

기쁨은 모두 모아
도시락에 넣어 주신다.

그래도 어머니는
허전하신가 봐.

뒷모습을 지켜보시는 그 마음
나도 알지.
(남진원·아동문학가)
+ 어머니

들로 가신 엄마 생각
책을 펼치면
책장은 그대로
푸른 보리밭

이 많은 이랑의
어디 만큼에
호미 들고 계실까
우리 엄마는

글자의 이랑을
눈길로 타면서
엄마가 김을 매듯
책을 읽으면

싱싱한 보리 숲
글줄 사이로
땀 젖은 흙냄새
엄마 목소리
(김종상·아동문학가, 1935-)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윤수천의 ´파도는 왜 아름다운가´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