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내게 성장통의 계절이다
봄은 내게 성장통의 계절이다
풍향 서태우
눈부시던 봄은 왔습니다
복사꽃 떨리는 꽃잎 사이로
노란 햇살 뿌리며 봄은 왔습니다
그대 닮은 봄이 너무 화사해서
그대처럼 하얀 미소 지으며 손 흔드는
벚꽃의 서글픔 때문에
나는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당신을 닮은 봄은
해마다 씩씩하게 잘도 찾아오는데
그토록 기다리던 당신은 어찌 오시지 않고
꽃샘추위에 못된 감기만 반갑다 안겨옵니까
그대 닮은 봄은 서럽게 나를 찾아와
껌 딱지처럼 질긴 감기를 선물이라 내밀며
그리움의 성장통이니 잘 이겨내라 합니다
눈 부신 햇살 받으며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으며
또다시 그대를 생각하며 울고 말았습니다.
Gavotte / Alain Moris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