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1일 월요일

봄은 내게 성장통의 계절이다



봄은 내게 성장통의 계절이다

풍향 서태우

눈부시던 봄은 왔습니다
복사꽃 떨리는 꽃잎 사이로
노란 햇살 뿌리며 봄은 왔습니다

그대 닮은 봄이 너무 화사해서
그대처럼 하얀 미소 지으며 손 흔드는
벚꽃의 서글픔 때문에
나는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당신을 닮은 봄은
해마다 씩씩하게 잘도 찾아오는데
그토록 기다리던 당신은 어찌 오시지 않고
꽃샘추위에 못된 감기만 반갑다 안겨옵니까

그대 닮은 봄은 서럽게 나를 찾아와
껌 딱지처럼 질긴 감기를 선물이라 내밀며
그리움의 성장통이니 잘 이겨내라 합니다

눈 부신 햇살 받으며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으며
또다시 그대를 생각하며 울고 말았습니다.




Gavotte / Alain Moris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