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처럼
내게서 쉬어간 그대
많이도 사랑 했었나 봅니다.
그대 영상
잊혀질 줄 알았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흔들어 놓아 울렁거립니다
파란 물결무늬
줄기를 타고
빨래에 하얗게 번져
일손을 놓고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이럴 수도 있단 말입니까
그대만큼
내게 상처 준 사람이 없는데
살아온 나날들
사랑만 받고 곱게만 자라
그대만큼
나를 아프게 한 사람이 없는데
이토록 미운 그대
눈물나도록
그리울 수 있다는 사실에
하늘이 울어 왼 종일 비만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