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9일 화요일

들국화


들국화 / 정연복

삼월 목련처럼
눈부시지 않네

오뉴월 장미같이
화려하지 않네

가슴 설레는 봄과
가슴 불타는 여름 지나

가슴 여미는
서늘한 바람결 속

세상의 어느 길모퉁이
가만가만 피어

말없이 말하고
없는 듯 그 자리에 있는 꽃

찬 서리와 이슬 머금고
더욱 자기다운 꽃

한철 다소곳이 살다 지고서도
그리운 여운은 남는

인생의 누님 같고
어머님 같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