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걷어 올린 줄기에
의문형의 세포들이
포도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저게 칡덩굴인지 감자덩굴인지
캐내면 캐낼수록
의혹의 암癌 덩어리들이
지하 깊숙하게 얽혀있다
성급하게 호미질하며
흙을 뒤진 것은 아닐까
먼저 수확하려고
익지도 않은 몸뚱어리를
잘못 건드린 것은 아닐까
걷어 올린 것이
있는 것인지 혹, 없는 것인지
한 알, 단 한 알만으로도
생生을 이어준다는
명命을 지탱한다는
세포를 보고 싶다
터뜨리면 핵核과 같이
모두 결단나는 것이 아니라
허리 곧추 세워주고
발 반듯하게 디딜 수 있게
일용할 양식이라든가
눈이 번쩍 뜨이는
구원의 빛 한 줄기 보고 싶다
세상이라는 줄기에서
바위를 꿰뚫는
그런 너의 힘을 보고 싶다
심장이 펄떡 뛰는
그런 너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