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4일 일요일

아내가 수상하다

아내가 수상하다

이성룡


-범인은 자신의 범행 현장을 다시 찾는다는데. 요새 범인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범죄 수사상황을 수시로 검색한다는데. 속담에 방귀 뀐 놈이 오히려 성낸다는데...



내 아내가 수상하다
시시각각 천안함 침몰의 배후를 묻는 것이
영 의심스럽다
시신 같은 몸을 끌고 퇴근한 아내의 말이
시신을 얼마나 인양했느냐
쌍끌이 그물로 서해 바닥을 마구 헤집듯이
걸레로 거실 바닥을 박박 문지르다가 또 묻는 말이
도대체 누가 그랬을까
찬 바다에 통조림처럼 누워있을 젊은이들이
안타깝고 짠하다며
눈물을 훔치는 내 아내가
날이 갈수록 나는 의심이 간다
그래, 사건의 배후를 자꾸 캐묻는 것이
아마 아내가 모종의 관련이 있을 것이다
프로야구에 정신이 팔린 나와
결방을 한 오락 프로에 불만인 딸은
내 아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놈들이 그랬을 거야
놈들이 그랬어야 해
놈들을 아주 그냥...
독이 잔뜩 오른 해군참모총장이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 세력들이 누구든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내 아내가 큰일 났다

김해자 시인의 ´바람의 경전´ 외 "> 윤동주의 ´서시´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