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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1일 월요일
호밀밭 지나는 꼬마들
***
허~연 호밀밭 사이로
소용돌이 치는 시커먼 공기
햇빛에 녹초된 흙의 푸석푸석한 신음 소리
홀쭉이 늘어선 호밀 허리대의 요란한 몸부림에
혼을 점렴당하는 하교길의 꼬마들
까악 까악 까마귀 울고
먹구름 날름 날름 빛을 먹고
달아나지 못하고 땅에 들러 붙은 발에
울음을 터뜨리려는 순간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
호밀밭의 검은 그림자 후다닥 후퇴하고
누런 호밀들 햇빛에 다시 세수하고
그제서야
좁은 산길 빠져나오는
새하얀 꼬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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