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8일 월요일

혼자만의 사랑 / 임영준

오늘도 나는
밤바다에 씨를 뿌립니다
고이 삭여두었던
금비金肥도 뿌립니다
가볍게 일렁이는 파도사이로
가지런한 밭이 생겨났습니다
제법 실하게 자란 줄기마다
백화百花가 만발하고
갖은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다정히 함께 일구면 더 좋을 것을
너덜너덜한 가슴으로 하염없이
호미질만 하였는데
꽤 그럴듯한 옥답沃畓이 되었습니다
대답 없는 그대를 그리며
나는 오늘도 깊은 밤바다에
보배로운 씨를 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