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일 목요일

7월

꽃이 지는 건 슬픈 일이다 세상이 온통 웬 꽃들이냐며
밤낮으로 열올리던 하늘이 우르릉 쾅쾅 산등성마루를 두
드리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단꿈을 즐기던 나머지 꽃들도
소스라치며 떨어진다 모두 칠월의 눈물이다

유월과 함께 길 위에 너부러진 허한 내 목숨 한토막의
절반이 장맛비에 쓸리며 굴러간다 하늘을 우습게 알고
마냥 흐드러진 내 안의 능소화가 슬픔을 싸기 시작한다
새로운 비상을 시도하던 담팔수도 다시 울어야 할 때를
알았다 슬그머니 눈시울이 붉는다

떨어지는 건 죄다 눈물이다 하늘이여 그만 울어라 어
디 이 세상 꽃들 다 지고 말았더냐 소매 걷고 이제 그만
눈물을 멈춰라 짙은 향기를 품고 활활 피어 벼랑에 대기
하고 있는 지상에서 가장 크고 슬픈 눈물방울인 우리들
마저 떨어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