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장례식장에서
누군가 흙 묻은 손을 털고
이승을 하직하고 있다
눈을 감겨 드리자
그가 태어난 남대천으로
거센 물살을 뚫고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가 보인다
물속 암초에 부딪혀
살점이 찢겨나가더니
마지막 가는 길이
그의 옷처럼 너덜너덜해졌다
지금껏 살아온 날보다
몸을 너무 흔드느라
뼈마저 다 닳아 없어졌다
집으로 돌아온
그가 알을 낳는다
씨앗이다, 눈부신 열매다
그가 세상에서 맺었던
굳은 맹세의 꽃이다
그가 묵언으로 행했던 예배의
과일이다
속의 것 다 토해버리고
텅 비어버린 그가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다
저게 바로 적멸寂滅이라는 거다
왔던 곳으로 가려니
흔적 남기지 않게 하는 것
저게 바로 보리菩提라는 거다
다시 되돌아가는 삶이 너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