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2일 수요일

눈, 길 -이창수-

햇살 삼킨 잿빛하늘은
찌뿌드드 하더니
흰 눈을 뿌리다

소복 소복
머리에 올라앉은 기척에
켜켜이 쌓인 기억들
뒤돌아 앞장 세우고
치근거리는 그리움은
가슴에 서리는데

격절/隔絶/을 자각하는
틈바구니에 조용히 세월을 이고
덩그러니 눈길을 걷는다
멀리서 잡힐듯한 미소가
가벼운 손짓에 흐릿하다

눈 때문이다
더럽힌 때 다벗고
순결한 세상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