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2일 수요일

동티가 나다

왼쪽 팔을 빼앗아
손을 포개어 꼬옥 잡았더니
살얼음에 넘어져 손목이 삐었다
고운 얼굴에 다가가
입술을 몰래 훔쳤더니
기침 감기하며 목이 퉁퉁 부었다
옷밖으로 도드라진
젖가슴을 살며시 쥐었더니
고열의 몸살을 심하게 앓았다
아마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성한 세상을 건드렸다고
천둥 치고 벼락 맞으리라
치유할 수 없는
병의 근원을 수소문해 보았더니
동티가 났단다
당신의 몸 위에
튼튼한 성 한 채 지으려면
집터를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못의 고기를 함부로 잡아 죽였으니
승천하지 못한
용의 한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에 빌었더니
난데없이 매화 두 그루 솟아났다
술을 한 순배 마시고
사방에 뿌린다
햇불을 켜들고 장단에 맞춰
선소리로 선창을 할테니
지경으로 후렴을 하는 것이다
에이려라 지경이오
당신 건드렸더니 동티가 났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