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녹색대문을 들어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나무로 멋지게 짜진
개집이 한 채 세워져 있다.
개는 없고
덩그러니 개집만
그렇게 해서 3년이란 세월 동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다른 개를 키우지도 않으면서
낙엽이 쌓이면 쓸어내고
더러워질라치면 빨아서
깔아 놓는 담요
그 집 주인 할아버지는
자신이 사는 집 것처럼
보듬고 다듬으며
정성스레 개집을 늘 지키고 계셨다.
혹시나, 혹시나
3년 전에 없어진
시베리아 허스키가 돌아올까 싶어서
할아버지는
누워 일어나지 못하는 그 날까지
그렇게, 그렇게 기다리며
개집을 아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