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7일 월요일

산다는 것은

느티나무에 세월이 스쳐가듯
늙은 아버지 등처럼 굽은 가지에
얼멍한 대쪽만 남은 허름한 둥지
눈 뜨지 못한 핏덩이로 굳어가는 새
어미새 포근한 젖가슴 기다리며

며칠 동안 밝음과 어둠을 반복하고
둥지의 속살은
주름진 갯벌의 눅눅함으로
그 안에 숨쉬는 것
밑으로 밑으로 눌러 내려
천정없던 둥지에 땅이 천정이 되고

저들처럼 날아보기 위해
여린 날개 쉴새없이 퍼득거리지만
결국 달수 채우지 못하고
혈관마저 얼어붙은 산기슭에 나뒹굴어
돋아나지 못한 날개로
희망을 바둥거린다

급기야 부리에 의지하여
이슬 내린 땅 위에 낮게 날개짓하고
날을 수 없는 고통에
때론 돌아누울 만도 하련만
비상을 꿈꾸는 의지, 발톱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