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옇게 날이 밝아오는
새벽 산길엔
방울방울 이슬 맺힌 풀잎
함초롬히 젖어 있어
밤새 그리운 님 기다리던
눈물 방울인가보다
가엾은 이파리에
살짝 입맞춤으로 달래주고
오솔길로 들어서니
거기 뛰어 놀던 다람쥐
수줍은 듯 달아나
풀숲으로 숨어버리네
어쩜 너도 외로워서
날 기다렸을 텐데
그립다는 말보다
숨어서 쳐다보는 너의 눈이
가슴 아프게 한다
슬픔이 느닷없이 밀려오는 시간
울고 싶지 않아 하늘을 보니
아.
거기엔 쓸쓸한 미소로 쳐다보는
그리움이
새벽 하늘에 하얀 반달로 떠있어
어쩔 수 없이 쏟아지는 눈물
붉은 빛 담아놓을 수 없는
하얀 반달의 서러움이
가슴에서 얼굴로
빗물처럼 흘러 내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