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설 수 없는 어둠의 길 끝에서
정지된 황금 빛 기억
내 안에 환했던 그 빛, 이미 백내장 앓고 있다
한 입에 던져넣은 그리움에 취해 동침한
쌀강정, 반비례 된 익숙한 무게로
모로 누운 황금들녘을 본다
입 속에서, 강정의 단맛을 고르다 놓쳐버려
서걱거리는 흙부스러기
설레는 심장의 박동이 밀쳐 올려준
붉은 꽃물은 자글자글 씹힌다
씹힌 꽃물 지나 온 목젖의 내벽과 흉벽
오랜 홍수 같았다 그 물살에 밀려
한 입 울컥 뱉어낸 흙알갱이
어둠의 꼬리를 감으며 황금자락 두르고 춤을 추고
그 속을 달리던 붉은 해를 닮은 아이,
너무 오래되어 흐릿해진 시야처럼
흙감태기 뒤집어 쓴 채 어둠의 길 끝에서
내 빈 방으로 할딱이는 황금 빛을 안고 들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