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5일 수요일

꽃나무

꽃나무
김종제
우리 모두 뒤안길의 꽃 아닌가
세상의 어느 마당 꽃밭에서
서로 어울려 피는
아름다운 친구들 아닌가
이곳까지 올 때
눈물의 씨앗도 같이 흘렸으니
어깨동무도 하면서 안아도 주면서
눈부시게 푸른 잎 매달고
웃음이라는 열매
주렁 주렁 같이 맺어야 할
우리 모두 훌쩍 키 큰 나무 아닌가
창밖에 여기 이렇게
어여쁜 꽃들 피었지 않는가
문밖에 저기 저렇게
든든한 나무들 자랐지 않는가
꽃도 많고 나무도 많아서
향기도 곱고 과실도 달아서
사랑할 것 지천 아닌가
그러니 여름 햇살에 살 타오른다고
겨울 그늘에 뼈까지 얼었다고
저 혼자 피하지 말게나
고운 꽃 보고 실한 열매 얻을려면
저것도 반갑게 맞이해야 할
거름 같은 것 아닌가
오는 비도 맞고 눈도 맞았으니
이 봄 가기 전에 붉고도 흰
마음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가을 오기 전에
초록의 눈빛 건넬 수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