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일 토요일

타인을 위하여

잠시 비라도 오려겠지
눈높이 창을 내다보며
해와 구름의 소식이 궁금해
내 표정 그늘 됐던 창가로 다가와
심술 부리지 말라던 훈계를
다시금 듣고 싶다.

참고 참았던 눈물
방울 방울 흐려져서 유리잔 속에 떨어진다.
나 혼자 크나큰 아픔을 견디어
인간의 수용소라도 가겠으리라
설령 목 피를 쏟을지라도
나직이 되뇌어보는데 모른 척 해줘

그동안 너에게서
해를 사랑하는 법과
새로이 잉태할 줄 아는 구름이 되라고
먼발치로 배운 것을
내 분신에게 물려주어 또 이름 모를 분신에게도
물려주고 싶다.

삶이 다할 때까지
해는 값을 치르고도 가질 수 없는
욕망,
구름은 안아도 안기지 않는 욕망

비는 따사로운 오후 그린 뒤
타인들이 잠든 속마음에 적시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