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3일 일요일

어느 무명 교사의 ´교사의 기도´ 외


<스승의 기도 모음> 어느 무명 교사의 ´교사의 기도´ 외

+ 교사의 기도

오, 주님!
내가 교실에 들어갈 때
나에게 힘을 주시어 유능한 교사가 되게 하소서.

나에게 지식 이상의 지혜를 주시어
내가 준비한 지식을 아는데 그치게 않게 하시고
내게서 배우는 학생들의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나에게 그들을 설득시킬 지혜를 주시어
냉담한 그들의 얼굴이
당신께 대한 관심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당신께 큰 관심이 없는 학생들 가슴속에
내가 이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되겠나이다.

배반자의 쌀쌀한 얼굴도 마다하지 않으신
당신의 그 친절을 나에게도 주시어
가면 뒤에 숨어 있는 고독한 영혼을 보게 하소서.
나에게 당신의 그 인내를 주시어 실패해도 낙심 말게 하소서.
이 땅 위에 오셔서 완고한 인간들 가운데서 일하다 가신
당신을 본받아야 되겠나이다.

나에게 당신의 그 겸손을 주시어
당신께서 사람들을 아버지께로 인도하신 것 같이
나도 사람들을 당신께로 인도하게 하소서.

당신께서 은총을 내려주시지 않으면
나는 아무도 당신께로 인도할 수 없사오니
결코 혼자서 하겠다는 생각은 말게 하소서.

나에게 통찰력을 주시어 나는 어른이라는 것과
이 학생들은 나만큼 자제력도 없으며
그 원하는 것도 다르다는 것을 올바로 인식하게 하소서.

학생들을 훈육하되 언제나 친절을 잃지 않게 하소서.
가르치면서도 배우게 하소서.
모든 지식을 다 갖추고 있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 아무 유익이 없사오니
사랑을 꼭 실천하는 것을 배워 알게 하소서.

학생들이 나에게서 당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는 가장 훌륭한 교사가 되는 것임을 알게 하소서.
학생들에게는 천국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면서도
나 자신은 그 길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소서.

주여!
마지막으로, 내가 받을 최대의 보상은 여기에서가 아니라
저 세상에서라는 것을 잊지 말게 하소서.
이 땅 위에서 당신을 빛낸 공로로 내가 가르친 학생들과 함께
나는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리라는 것을 알게 하소서.
(어느 무명 교사)
+ 스승의 기도

스승이신 주님
제게 가르쳐 주십시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진실하게 사랑하는 법을.

제게 주십시오
그들이 지닌 선을 발견하며,
그들이 지닌 독특한 재능들을 깊이
존중할 수 있는 힘을.

저를 도와주십시오
헌신적이며 믿음을 주는 스승이 될 수 있도록.

겸손하게 저의 지식을 나누어주며
주의 깊게 경청하며
기꺼이 도와주며
가르침을 통해 그들이 선을 추구하게 해 주십시오.

그들의 필요를 민감하게 알아듣고
잘못을 분별 있게 나무라고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실수를 관대하게 용서하게 해 주십시오.

사상을 전하고 예(藝)를 가르칠 때,
삶에 대한 성실한 자세로
진리에 겸허하게 순종하게 해 주십시오.

그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임으로써
삶에 대한 묘미와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게 해 주십시오.
저의 부족함과 한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 힘과
하루를 희망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그리고 가르치는 데 필요한
인내심과 익살스러움을 주십시오.

당신의 손으로부터
학생 하나하나를 받아들입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비록 그들이 그것을 보지 못할 때조차도
그들 하나하나가
유일한 가치를 지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저는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에게 빛과 희망
사명감과 인생의 목적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졌다는 것을.
당신이 저를 신뢰하시며
저의 곁에 서 계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며
당신의 축복을 청합니다
저와 저의 학생들을 축복하시어
저의 꿈과 희망을 이루게 해 주십시오.
선인들의 지혜에서
저희의 삶에서
그리고 서로에게서 배우게 해 주십시오
무엇보다도 당신의 이끄심으로부터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의 삶으로부터
배우게 해 주십시오.

진실한 배움은
각자가 살아야 하는 삶을 사는 것,
참된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을 아는 것,
그리고 우리가 배우는 모든 것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조만나스·신부)
+ 교사의 기도

주여 저로 하여금 교사의 길을 가게 하여
주심을 감사하옵니다.
저에게 이 세상의 하고많은 일 가운데서
교사의 임무를 택하는 지혜를 주심에 대하여
감사하옵니다.
언제나 햇빛 없는 그늘에서 묵묵히 어린이의
존귀한 영을 기르는 역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데 대하여 감사하옵니다.

주여, 저는 이 일이 저에게
찬란한 영예나 높은 권좌나 뭇 사람의 찬사나
물질적 풍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지루하게도 단조로우며 뼈에 사무치게도 외로운 것임을
잘 알고 있사옵니다.

제가 차지하는 사회적 지위를 천시하면서도
제가 완전하기를 기대하는
지난(至難)한 것임도 잘 알고 있사옵니다.

때로는 찢어지게 가난한 낙도에서,
때로는 다 찌그러진 몇 개의 단칸 초가밖에 없는
산촌에서 무지와 싸워야 하는
노역(勞役)임도 잘 알고 있사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베풀어주신
주의 은총을 감사하옵니다.

이 길만이 사람의 올바른 마음을 키우고
우리 사회와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며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하신
주의 천혜(天惠)를 감사하옵니다.

주여, 그러나 저는 저에게 맡겨진 이 거룩하고도
어려운 과업을 수행하기에는
너무도 무력하고 부족하며 어리석습니다.

갈 길을 찾지 못하여 어둠 속에서 방황할 때
저에게 광명을 주시어 바른 행로를 보게 하여 주시고,
폭풍우 속에서 저의 신념이 흔들릴 때
저에게 저의 사명에 대한 굳은 믿음을 주시어
좌절하지 없게 하여 주옵소서.

힘에 지쳐 넘어질 때
저를 붙들어 일으켜 주시고,
스며드는 외로움에 몸부림 칠 때
저의 따뜻한 벗이 되어 주시며,
휘몰아치는 슬픔에 흐느낄 때
눈물을 씻어 주옵소서.

세속의 영화와 물질의 매력이 저를 유혹할 때
저에게 이를 능히 물리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의혹을 느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총명과 예지를 주옵소서.

주여, 저로 하여금 어린이에게 군림하는
폭군이 되지 않게 인도하여 주옵소서.
제가 맡고 있는 교실이 사랑과 이해의 향기로
가득하게 하여 주시고,
이로부터 채찍과 꾸짖음의 공포를 영원히
추방하여 주옵소서.
모른다고 꾸짖는 대신 동정으로 일깨워 주게 하시고,
뒤떨어진다고 억지로 잡아끄는 대신
따뜻한 손으로 제 걸음을 걷게 하여 주옵소서.

길을 잘못 간다고 체벌을 주기에 앞서
관용으로 바른 길을 가르치게 하시고,
저항한다고 응징하기에 앞서
애정으로 뉘우칠 기회를 주도록 도와주옵소서!

주여, 저로 하여금
혹사자가 되지 않게 하시고
언제나 봉사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저로 하여금
젊은이의 천부적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풍토를 마련해 주는 협조자가 되게 하시고,
억압이나 위협으로
자라 오르려는 싹을 짓밟는
포학자가 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저로 하여금 모든 어린이를 언제나 신성한
인격으로 대하게 하시고,
그들에게도 그들이 살아갈 권리와
생활과 세계가 있음을 잊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그들은 성인의 축소판도 아니고
그의 완성물도 아니고,
저의 명령에 맹종해야 하는
꼭두각시도 아님을
항상 기억하고 있게 하여 주옵소서.

주여, 저로 하여금 교사라 하여 어린이의 인격과
자유와 권리를 유린할 수 있는 특권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지 않게 하시고,
교사의 자리를 이용하여 어린이를
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지 않게 하시고,
의견을 무리하게 부과하는 대상물로
삼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교사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어린이의 올바른
성장을 돕는 협력자요 동반자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그의 올바른 성장이 곧 저의 영광임을
기억하게 하여 주옵소서.

주여, 저로 하여금 현재 제가 지키고 있는
어린이들이야말로 장차 우리 나라의 기둥이요,
우리 민족의 계승자임을 거듭 깨닫게 하여 주시고,

그럼으로써 저는 그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그들을 도와 올바르게 키워야 할 막중한 책무가
저에게 있음을 의식하게 하여 주옵소서.

저로 하여금 오늘 제가 행하고 있는 일이
장차 어린이들의 생활과 행복을 좌우하고,
우리 나라와 겨레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요인이 될 것임을 마음속에 깊이깊이
간직하게 하여 주옵소서.

주여,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시어
십자가를 능히 질 수 있게 하시고,
저를 도우시어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스승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오천석·교육학자, 1901-1987)
+ 스승의 기도

주여!
미명의 새벽 등굣길
그저 책과 씨름하는 아이들에게
하루를 지탱해 줄 아침밥을 거르지 않게 하시고

교문 아래 언덕길에도
지친 몸의 허리를 일으켜
활기차고 우렁차게 인사하게 하소서

어김없는 아침 조례시간도
흐린 눈동자가 아니라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를 기억하게 하여서
선생님과 마음을 다해 교감하게 하시고

잠시 쉬는 시간이면 친구들과
신나게 어울려 입시경쟁으로 생겼을지 모를 상처를
변치 않는 우정과 오래 기억될 벗으로
마음을 어루만져 풀어주소서

텅 빈 위 속을 세포 가득 체감하며 기다리던 점심시간
앞줄에 서기 위해 허겁지겁 뛰지 않고
따뜻한 밥과 국으로 정을 나누게 하소서

모든 일과가 끝난 방과 후 교육활동에서도
무지의 깨달음을 일깨워서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게 하시고
모르던 것을 알았을 때의 기쁨을 선물하소서

늦은 밤, 온갖 책들이 도열한 도서관에
불을 환히 비춰 방황하는 자아를 붙잡아 주시고
꿈과 희망을 가슴 가득 안겨주셔서
생의 나침반을 길게 세워 바로잡게 하소서

때로는 달을 보며 때로는 별을 보며 돌아가는 하굣길
지친 육신 가다듬어 관절에 더욱 힘을 주시고
둥근 달을 가득 품어 그 품에 안기게 하시어
늘 성찰함으로 인도하소서

주여!
엄동설한을 이겨낸 새봄의 새순처럼
척박한 입시 환경에서 경쟁을 먼저 배우며 자란 아이들에게
내면 깊이 숨겨진 잠재력을 일깨워
꿈을 이루게 하소서
(작자 미상)
+ 스승의 기도

날려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듯
저희가 아이들을 사랑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당신께 그러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뜨거운 가슴으로 믿고 따르며
당신께서 저희에게 그러하듯
아이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거짓없이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저희가 있을 수 있듯
저희가 있음으로 해서
아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오.

힘차게 나는 날갯짓을 가르치고
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
오래도록 비어있는 풍경을 바라보다

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저희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도종환·시인, 1954-)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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