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0일 월요일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바라보던 이는

쪽빛 그리움이라 말할 테지

호숫가 잔물결 바라보던 이는

물빛 그리움이라 부를 테고

작은 꽃가게 앞을 지나던 이는

후리지야 향긋한 내음에 마음 빼앗겨

노란 그리움이라 이름 할 테지

하지만, 내 그리움은 하얗다

그리운 것들은 참으로 하얗다

그리움이란 슬픈 이름 눈물 지으며

까만 밤을 새하얗게 태워버린 이는

알 수 있을 테지

하룻밤 사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들며

차라리 그 어둠 가슴에 묶어버리고

싶었던 이는 느낄 수 있을 테지

그 하얀 어둠 속에는

못 견디게 푸르렀던 바다빛

매운 바람의 흐느낌

가을날 공원의 벤치

빗물이 감싸던 가로등 불빛

빈 가지에 가만히 얹히던 눈송이들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것을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슬프도록 아름다운 하얀빛이라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