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8일 토요일

고슴도치 사랑. -이정하-

서로 가슴을 주어라.
그러나 소유하려고는 하지 말라.
소유하고자 하는 그 마음 때문에
고통이 생기나니.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사랑했네.
추위에 떠는 상대를 보다 못해
자신의 온기만이라도 전해 주려던 그들은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상처만 생긴다는 것을 알았네.
안고 싶어도 안지 못했던 그들은
멀지도 않고 자신들의 몸에 난 가시에 다치지도 않을
적당한 거리에 함께 서 있었네.
비록 자신의 온기를 다 줄 수 없었어도
그들은 서로 행복했네.
행복할 수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