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4일 월요일

겨울 휴일 아침

이 곳의 아침은
죽음같은 고요에 빠져있다
겨울 도시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싶지않은 것이다
불황의 늪 같은 오래도록 가라앉은 표정 속으로
겨울 바다는 침몰하고 싶은 것일까
어디선가 누군가 오줌누는 소리가 들려온다
유월의 한낮 산간지방의 고속도로 위로
진한 똥거름 냄새가 풍겨오고
추풍령, 바다로 향하던 붉은 소나무 가지 끝에
묻어있던 아침 이슬방울이
언제 어디로 날아버렸는 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모순의 세월 속에 회오리 바람에 말려들어
헤어나지 못한다
정오의 태양을 향해 솟구쳐오르던 돌고래의 습관도
물 속 깊숙히 숨어 들던 습관도
모두 자기의 생체리듬을 타고 가는 것이다
어느날 세상 모든 것을 잊고 깊숙히 다이빙을 하여
오래 오래 가라앉다 보면
혼자 꼬로록 거리며 거품 일으키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잃어버린 자기의 얼굴을 찾아낸다
때로 거북의 얼굴을 새긴 잔을
내 손에 꼭 쥐어주는 바닷속 용왕을 만나게 된다
전설같이 휘귀한 이 순간은
세상을 버린 잠 속에서 겨우 찾아낸
자기와 극적으로 화해한 나 자신과도 같아서
겨울 휴일 아침의 도시는
깊은 잠에서 두 번 다시 깨어나고 싶지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