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이국에서
산책을 나서니 동서남북이 어디인지
해를 쳐다보고 저쪽이 북쪽이지
가고 있는 길도 모르니 되짚어오고
길섶에 민들레 붉게 피어있는 동백꽃
지저귀는 참새 갈매기도 반가운데
난생 처음 보는 나무와 꽃 그리고 새
맑은 하늘인가 쳐다보니 검은 먹구름
스산한 바람소리와 쏟아지는 비 비
언제인 듯 하늘에 걸린 오색영롱한 무지개
길고 긴 겨울밤 고국생각 잠 못 이루어
저쪽이 그곳이지 하늘 쳐다보니
북극성자리에는 남십자성만 보이고
내 태 묻은 곳 삼복더위인데
양철지붕 때리는 세찬 겨울비소리에
깜짝 놀라 깨어서 밤새 뒤척이고
이순을 넘겨 자식 따라 만리타국
입은 멍청이 귀는 바보 눈도 까막눈
깊은 주름투성이 그대 곁에 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