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9일 토요일

선술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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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가로등 켜질 무렵

음울한 영혼들 몰려온다.
절름거리는 그들의 가슴에서
갓 피어난
‘시’ 한 편씩
그들을 미행한다.

19c가난한 어부들의 고뇌가
200년 공기 속에서 여전히 숨쉬는,
페인트 벌거벗은 어두운 선술집.
쓸쓸한 영혼들 홀로 앉아
맥주를 마신다.

60대 희끗한 머리의 가수
한쪽 구석에서 기타를 치며,
‘시’를 읊는다.

한 남성이 일어나 춤을 춘다.
그가 ‘시’를 안고 빙빙돈다.
비틀 멈춘다.
이 시간 파도만 가진
바다를 바라보며.

음울한 영혼들 또 다시 몰려온다.
절름거리는 그들의 가슴에서
갓 피어난
‘시’ 한 편씩
그들을 미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