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속에 부처가 있어
불꽃으로 친견 간다
언젠가 나도
마음에 지닌 한기寒氣의 무게로
얼음이 될 것이 분명하다
냉철하고 단단한
무쇠꽃이 될 것이 당연하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한 모금 마실 수 있는
물로 녹아버릴 것은 필연이다
마침내 불길에 닿아
형체도 없이 羽化登仙으로
훨훨 날아가는 것은 선택이다
저 얼음 속에 있어서
깨치기 전에 생전의 그가
단단한 뼈를 가졌었다는 믿음을
손으로 차갑게 느껴보라
보리수 아래 열반에 든 그가
부드러운 살을 가졌다는
증거를 혀로 입술로 느껴보라
허공 중으로 氣化되어 사라지는
그의 정신을 온 몸으로 느껴보라
이제 남은 것이란
언어로 기록된 사리다
저것이 또 깨뜨리고 가야할
얼음 속 세상이라고
그가 스스로 장작불 뜨겁게 지펴
뒤에서 광채를 발한 줄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