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4일 일요일

공부하는 소년 시절에는 세상을 경륜해 보려는 큰 뜻을 두었건만

공부하는 소년 시절에는 세상을 경륜해 보려는 큰 뜻을 두었건만
나이들어 늙자 이제는 안회(顔回)의 안빈낙도(安貧樂道)를 느끼게 되었네
부귀는 다툼이 많아 손대기 어렵지만
숲과 샘물은 구속하는 이 없으니 몸을 편히 의탁할 수 있네
산에서 나물을 캐고 물에서 고기를 낚아 배를 채울 만하고
자연을 벗삼아 시를 읊으니 심신이 화창하구나
공부해 의심이 사라지는 경지에 이르니 참으로 즐겁기 그지없고
헛되이 일생을 보내지 않았으니 마음이 만족스럽구나
-서경덕 [화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