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창 닫아놓으셨는지
당신의 벽에
물방울이 송송 맺혔다
어느새 가슴속까지
습기가 가득 들어찼다
어머니 젖무덤 걷어내니
흰 곰팡이 잔뜩 피어 있었다
아버지 어깨를 들어내니
검버섯이 온통 자라고 있었다
치매의 아버지
기둥과 서까래 무너져 내리고
속병 든 어머니
구들은 온기 하나 없어
얼음장이다
分身들 다 빠져나간 지붕 밑으로
휑하니 불어오는 오월
오늘 부는 바람이 손님같이 낯설다
어머니의 젖을
아버지의 뼈를
누가 다 빼앗아 간 것일까
그러니까 내가 함부로 도둑질한
죄인이란 말이다
이불 덥고 누워 계시지 말고
비 온 뒤의 대처럼 일어나시라고
어깨를 부축하여 잡은
아버지, 저 몸이
피고름 습진으로 축축하게 젖었다
가볍게 날아가지 못하고
우물가 민들레 꽃씨처럼
주저앉은 어머니
저 몸에 이슬이 방울방울 맺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