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뜨락 가장 양지 바른 곳에다
꼭꼭 다져 가며 널 심는다
누군가 뿌리 채 뽑아
한 길 가에 내 팽개쳐 둔 널 보는 순간
울창했던 산 하나가 쓰러진 채
들릴 듯 말 듯 꺼져 가는 신음 소리를 들었다
분간도 없이 방황하는 바람 소리를 들었다
집 잃은 뭇 새들의 허망한 울음 소리를 들었다
소용돌이를 치며 범람하는 물 소리와
지구가 절망하는 탄식 소리를 들었다
뒤 이어 지나가는
어느 사마리아 인의 유언을 들었다
눈 여겨 보지 못 하면
자칫 볼 모양도 없는 마른 꼬챙이
귀담아 듣지 않으면
자칫 따가운 회초리도 될 수 있거늘
번쩍 산을 들어 올리 듯 널 보듬어
내 초라한 뜨락 한 가운데로 옮겨 와
하늘이 넓고 가장 편한 곳에
아사 직전의 사랑 하나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