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머리 곱게 빗으시고
얼굴에 살짝 분 바르고
옷맵시 가지런히 다듬으시고
어머니 거울을 본다
팔십 평생 육 남매 낳아
정성스럽게 잘 기르시고
오늘 아들 셋 딸 셋 앞세우시고
가족 여행을 간다
굽이굽이 능선도 지나고
사이사이 강물도 지나고
햇살을 등에 지고
불어오는 바람도 훈풍이어라
어머니 앞세우고 기념사진 찍고
“이렇게 많이 내가 낳았다니”
어머니 감탄소리
아이처럼 웃는 모습
세상 속 천사 같다
팔십오 세 어머니의 사위는 칠십
아직 다 건강하니
더 이상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덤으로 사위 셋 며느리 셋
자식 되어 함께하니
세상은 어머니 위해 존재하듯
그 큰 웃음 하늘까지 밝아라
(그리움 하나 강물에 띄우고,
권영분 시집. 뿌리 시선: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