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7일 수요일

미친짓이지, 누가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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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짓이지, 누가보면
나를 미쳤다고 할거야.
사실, 그들이 뭐래든 상관은 없지만,
이렇게 화창한 일요일 오후,
공동묘지에 가고 싶으니.
두꺼운 공책들고 가서
낯선 비석들에 새겨진 비명을
빠짐없이 적고 싶으니.
누가들으면
“도움이 필요하군.” 할거야.
그런데, 그런데말야.
이렇게 ‘사는 게 뭔지’ 싶은 날은
저세상 간 이들의 행적을 적으며
따스한 햇살을 즐기고 싶거든.
모순이지.
그러나,
그래야 할 것 같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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