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친 날씨
겨울 바람
길바닥에 얼고
칼을 든 바람
나뭇가지를 휘두르고
볼을 도려내려
머플러를 잡아 당기다가
제풀에 넘어져
도랑에 처 박힌다
까치 한 마리
꽁지가 얼은 채
맴을 돌며
능선을 오르는데,
파랗게 얼은 하늘 시리다.
묵은 낙엽
햇살이 그려 놓은 들녘에
손을 쬐고
달려드는 바람
회오리 치며 휘젓고
얼어 붙은 겨울벤치
어금니 소리 요란하고
추위에 떠는 바위
먼저 올라와
엉거주춤 자리를 펴는데,
한 모금 햇살 먹은
새 한 마리
겨울노래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