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서리 끝에 붉어진 단풍
계절은 깊어 가는데
그대는
바닷가에 물결로 밀려와
흔들린 만큼 알 수 없는 글자만 새기고
썰물이 된다
그리운 시선으로 그대를 바라보면
숨소리 거칠게 달려와
당찬 일탈을 떨구려하지만
기다린 만큼 붉어진 볼에 상처로 남은
모래밭만 할퀴고
물거품 몇 개로 사라지는 그대가 된다
얄밉도록 뚝뚝하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 되돌아 흐르는
그 바다에
홍조 띤 그대는 가을 잎새
물결이 치는대로
붉어진 마음만큼 생채기를 낸 얼굴로
모래톱에 눕는다
그대는 바다에 있고
그리움의 노래는 썰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