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5일 목요일

무문관無門關

화花가 났는지
화火가 났는지
밖에서 문 걸어 잠궜다
입를 막아 나무로 못질을 해버렸다
눈을 막아 무쇠로 벽을 쌓았다
마음의 절간에는 불을 질렀다
창 많았던 금당이 사라지고
빛 눈부셨던 부처가 사라지고
보름달 기대어
탑이 반쯤 허물어지고
깃발 펄럭였던 당간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수유처럼 다녀간 미륵의 발자국이
풀밭에 굳게 닫혀 있었다
문問과 문聞이 사라지고 없으니
열어야 할 문門이 많다
내몸의 열쇠를 집어넣고
세상을 한 바퀴 돌린다
당신의 몸을 관통하는 것이다
스르륵 창문이 열리고
덜컥 방문이 열리고
활짝 길이 열리고 전철이 열리고
마침내 내가 나가야 할
항문이 열리고
금식의 구토로 입이 열리고
선잠의 공안으로 눈이 열렸으므로
문밖으로 발을 디디는 것인데
꽃은 지고 잎은 푸르르고
열매는 둥굴게 배 불러 오고
누군가 손을 내미는 것인데
흘러가면서 물로 문 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