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8일 수요일

주름진 시간

시끄러운 언어들은 잠들지 못하고
백지 위에 쏟아진 피는 끈적한 잉크의 질감.
시계가 정적의 때를 울리는 이 순간,
나는 꿈을 꾸는 것일까?
소리없이 열린 망각의 문이
깊은 잠의 세계를 고집하는 동안,
부서지는 마음 한 구석에서 생기있게 움직이는
저 그림자들은
또 어떤 무대의 배후를 꾸미는 것일까?
한가닥 쪽빛에 물든 나의 심장은
주름잡히는 시간 속에
도통, 모질지 못하여 어수선한 맥박으로
기나긴 불면증을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