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1일 토요일

참 오랜만에 하늘이 웃는다.

나비가 그립다 했더니
어디서 날아 왔나
하얀 배추 흰 나비

열무 김치 담그려고
마당 뜰에 앉은 머리 위에도
텃밭에 심어둔 상추 밭에도
하얀 나비 나풀나풀 춤 추며
빙글빙글 허공 끝을 맴도네.

철거로 사라진 빈 공터
개망초 흐드러지게 핀 곳에
아이들 어디론가 떠나고
옥수수 줄지어 피어난 그늘에
고추잠자리 놀이터가 되었네.

묘한 일이로다
참말로 묘한 일이야
어제 같이 쏟아지는 빗속에
혼잣말로 비 맞은 중이었는데!

밤 사이 하늘 비 그치고
참 오랜만에 하늘이 웃으며
햇살에 젖은 몸을 말리라 하네.

나비도 날아 들고
잠자리 허공을 맴 돌고
개망초는 쓰려질 듯 하더니
참 오랜만에 햇살과 속삭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