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6일 월요일

딸의 다리를 주무르며



딸의 다리를 주무르며 / 정연복

옹알이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고등학생이 된 딸

몸집도 훌쩍 커서
꽤 넓은 침대가 좁아 보인다.

이른 아침부터 밤 으슥토록
되풀이되는 수험생의 일상

하루종일 힘든 공부에
얼마나 지치고 고단했을까

매일 밤의 짧고 경건한 의식(儀式)처럼
딸의 발을 주무르며
울컥,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딸아, 너는 아는가
네 다리를 잠깐 주물러 주는 것은
아빠의 억센 손이지만

아빠 마음을 깊이 보듬는 것은
지금껏 아무 탈없이
건강하고 밝고 착하게 자라준

아빠 눈에는
세상에서 으뜸으로 예쁜 딸
바로 너의 존재라는 걸.